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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정래 『한강』 독후감

조정래의 한강은 한국 현대사 속 산업화라는 거대한 물살에 휩쓸려간 사람들의 이야기다. 누군가는 영광을 얻었고, 누군가는 짓밟혔다. 이 소설은 그 짓밟힌 이들의 목소리를 묵직하게 들려준다.
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, 한강이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을 냉철하게 해부하고 있다는 점이다. 부와 권력을 손에 쥔 자들은 노동자들의 희생을 당연시하고, 정의는 왜곡되고, 진실은 묻혀간다. 하지만 조정래는 그런 어둠 속에서도 꿋꿋하게 인간의 존엄을 지켜내는 이들을 포기하지 않는다.
특히 기억에 남는 인물은 장하섭이다. 그는 권력의 중심에 서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흔들리는 인간의 양면성을 보여준다. 반면, 최강선은 끝까지 싸우며 독자의 마음을 울리는 인물이다. 이 둘의 대비는 한국 사회의 도덕적 균열과도 닮아 있다.
한강은 읽는 내내 불편하고 고통스러웠지만, 그것이야말로 이 작품이 가진 힘이었다. 한국의 산업화는 단지 경제 성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. 그 이면엔 수많은 눈물과 희생이 있었다. 조정래는 그것을 잊지 말라고, 결코 잊어선 안 된다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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